당신은 오늘도 지친 몸을 침대에 내던졌습니다. 그러고는 이불을 덮어쓰고 휴대폰 화면을 켰습니다. 그러나 오늘따라 매트리스의 감촉이 이상합니다.
좀 더 푹신한데, 뭔가 튀어나와있는 감각. 당신은 휴대폰 불빛으로 그 곳을 비추어 보았고, 그곳에는 푹신한 베개로 만들어진 듯 한 손잡이와 문이 있었습니다.
당신은 알 수 없는 이끌림에 그 문을 열고 기나긴 이불 동굴을 지났습니다. 그러자 펼쳐지는 것은...
푹신한 배개와 이불로 이뤄진 세계였습니다. 알 수 없는 편안함과 부드러움으로 가득한 세계. 돌아보니 당신이 들어온 문은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습니다.
당신은 돌아갈 길이 막혔다는 것을 알고, 이 곳을 탐사하기 시작했습니다. 온통 푹신해 보이는 것들 뿐이지만요.
이곳은 얼마나 넓습니까?
400m 트랙으로 둘러싸인 운동장 정도의 크기다.
둘레 약 4km 정도의 동네 크기다. 천천히 걸어서 2시간이면 다 둘러볼 것 같다.
마을이 수십개 모인 정도 크기다. 걸어서는 하루만에 돌아보기 힘들다.
크고 작은 도시가 모인 크기다. 걸어서 돌아보려면 반년은 걸릴 것 같다.
어디가 끝인지 모르겠다.
주변에 뭐가 있나요? 익숙한 동식물이 있나요?
푹신한 배게와 이불로 이뤄진 식물이다. 극세사 이불로 된 잎이 보드랍다.
부드럽고 말랑 말랑한 배게로 이뤄진 동물이다. 다가가면 마구 안겨와서 애교를 부린다.
푹신한 배게로 이뤄진 작은 괴물이다. 당신에게 달려들어 싸구려 부직포로 마구 긁는다. 따갑다.
당신과 소통할 수 있는 배게 지성체다. 천이 말랑 쫀득해서 기분좋다. 사람 모양이다.
푹신한 배게로 이뤄진 커다란 괴물이다. 당신을 집어 삼켜 딱딱하고 거친 싸구려 매트리스로 비빈다. 온몸이 쓸려서 아프다.
주변 지형은 어떤가요?
배게와 이불로 드높히 쌓인 산이다. 발을 헛디디면 통 통 튀기면서 굴러 떨어진다. 때때로 거친 부직포가 있어서 따갑다.
너무나도 포근해서 빠져나오기 싫어지는 이불 바다다. 극세사 이불이라 특히 더 좋다. 너무 깊게 들어가면 숨쉬기 힘들다.
하늘에 떠다니는 베게 구름이다. 어떻게든 올라가고 싶어지는 욕망이 든다. 위에서 떨어지면 어지럽다.
실수로 빠지면 나오는데 오래 걸릴 것 같다. 떨어질 때 포근한 이불이 받아준다. 그대로 잠들어 버릴 것 같다.
큰 나무 모양 배게다. 엄청 높다. 작은 쿠션으로 음식이 마구 떨어진다. 맞으면 어지러운데, 의외로 맛잇다.
특별한게 있나요?
절대로 손가락 다칠 일 없는 말랑 푹신 포근한 책으로 가득한 도서관이다. 많은 차원의 책이 모여든다.
껴안고 싶을 정도로 부드러운 컴퓨터다 화면이 부드러운데 이상하게 해상도가 좋다. 온 차원의 인터넷에 접속 할 수 있다.
사라졌던 문이 저 멀리 생겨있다. 언제든 들어올 수 있을 것 같다. 밖의 시간은 멈춘 것 같다.
푹신한 배게로 만들어진 고층 베개집이 모여있다. 푸호이들이 살 수 있어 보인다.
누르면 뿅 소리가 나는 토끼 인형이 덤벨인 헬스장이다. 근육이 쉽게 빵빵해진다.
여기서는 목욕탕 역할 인 것 같다. 병이 낫고 건강해진다.
뭔가 바뀌었을까요?
나도 말랑푹신보들해질 수 있다. 더이상 생명체에 구속되지 않아도 된다.
말랑한거가 될 수 있다.
부드러운거가 될 수 있다.
다 고르셨나요?